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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잘못만난 최고설비 미니밀
윤용선 스틸프라이스 국장 | 승인 2020.07.17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이밀 전기로가 2015년 가동 중단 이후 5년만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A열연 전기로도 멈췄다. 부르는 이름은 틀렸지만 ‘미니밀(Mini Mill)’ 철강 제조 설비가 국내에서 퇴진하는 모양새다.

미니밀은 고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열연강판을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설비이다. 한번 생산을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고로와 달리 미니밀은 전기로 방식으로 탄력적인 생산이 가능하며, 투자비가 월등히 낮다. 이에 동부제철(現 KG동부제철)도 미니밀 설비 투자를 통해 냉연사 최초로 상공정을 보유한바 있다.

미니밀 설비 도입이 확산됐던 가장 큰 원인은 주원료가 고철이란 이유였다. 유한 자원인 철광석보다 무한 자원인 고철로 쇳물을 생산하면 고로보다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한때 철광석 가격이 톤당 200달러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하자 미니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 변동으로 미니밀의 운명도 바뀌었다. 고공행진을 예상했던 철광석 가격은 2015년 톤당 30달러 대로 급락했다. 이후 100달러 전후에서 최고가격을 형성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공급사들의 투자가 이어진 것이다.

반면, 공급량 증가로 가격 하락을 예상했던 고철은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했다. 고철은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하락하면 매집이 안된다는 특징이 이었던 것이다.

철광석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면 ‘미니밀(Mini Mill)’ 설비의 퇴진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은 당분간 현재 수준이 유지되거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메이커가 미니밀 설비 가동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인기가 시들해진 미니밀 설비는 매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포스코 하이밀 압연 설비(CEM, Compact Endless casting and rolling Mill)는 고철로 매각됐다. 포스코 기술의 집약이라 자랑했던 설비는 새주인을 찾지 못한 것. 또한, 동부제철 설비도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진행됐지만 마무리가 안되고 있는 모양새다. 포스코처럼 고철로 매각하는 것이 유지관리비를 아끼는 지름길로 보인다.

무한자원인 고철을 이용해 고로의 전유물이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미니밀(Mini Mill)’은 발상부터 훌륭한 설비이다. 그러나 시기를 잘못 만났다. 전세계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고철이 쏟아져 나와야 ‘미니밀’의 인기도 올라간다. 다만, 중국의 고철 수출국가 전환을 기대하며, 미니밀을 붙잡고 있는 무모한 철강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용선 스틸프라이스 국장  steelprice@steelpri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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