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러시아 고철 판단 실수 “수입고철 37만톤 더 사”

– 현대제철 인천 및 당진 고철 협력사 최대 피해

2018-11-23     윤용선 기자

제강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고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고철 소비량은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국내 수요 감소에 따른 피해는 현대제철 인천 협력사들의 몫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7월 중순부터 극동지역 고철 수출을 9개항으로 제한했다. 이에 한국향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0월까지 러시아산 고철 수입량은 77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감소에 그쳤다. 수출제한이 시작된 7월에서 10월까지 수입량도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등 제강사는 러시아 고철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 일본 등의 고철 수입량을 늘렸다. 그 결과 1~10월 고철 수입량은 510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다 7.8%(약 37만톤) 증가했다.

이 기간 일본산 고철 수입량은 336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약 15만톤) 증가했으며, 미국산은 66만톤이 통관되어 88.1%(약 31만톤) 급증했다.

현대제철 인천 북항의 수입고철 선반 체선은 한때 30일을 넘어섰다. 수입고철 입고량이 많아 대기일수가 길어진 것이다. 또한 인천공장의 수입고철 입고량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남지역 제강사는 9월 중순부터 고철 구매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경인지역과의 가격 차는 최대 톤당 4~5만원 수준까지 벌어졌다. 현대제철이 경인권 고철 구매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수입고철 입고량이 많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지역별 가격 차를 확대했다.

이 기간 경인권에 위치한 현대제철 협력사들은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제강사의 잘못된 수입고철 구매 정책으로 한달 반이란 긴 시간 동안 사업을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