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현대제철, 철근가격 고시제 ‘붕괴’ 실마리 제공하나

– 현대제철 1월 정산 업체별 차등 적용…과거와 달라진 것 없다 “무너진 신뢰”

2019-06-18     스틸프라이스

철근 판매가격 고시제가 도입된 지 6개월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현대제철의 수정 마감이 새로운 철근판매 시스템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는 “역시 메이커의 정책 변화가 시장 안정이 아닌 수익 극대화 전략이었다”며 푸념하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 등 철근 메이커는 지난 1월 마감에 대해 재정산을 실시하고 있다. 메이커가 제시한 마감가격보다 유통시세가 톤당 4~5만원 낮게 형성되어 유통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제강사는 1월 마감에 대해 (-)마이너스 4만원 수준의 정산이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현대제철의 1월분 정산이 물량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의 1월 정산 금액은 3.5~4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이 나오고 있다. 구매량이 많았던 업체들이 최대 4만원까지 적용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폭의 정산이 진행된 업체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유통업계 불만의 핵심이다.

과거에도 대형 유통업체들의 할인 폭이 커 시세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바 있다. 이에 현대제철 등은 철근 판매가격 고시제를 통해 일물일가(一物一價) 원칙을 도입했다. 유통의 막연한 예측 저가 판매를 근절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1월 마감 정산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할인 폭이 업체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적은 폭의 할인을 적용 받은 업체들의 불만은 당연한 결과로 보여진다.

한 유통업체 대표는 “지난 6개월의 시간은 유통과 메이커가 신뢰를 회복하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 정책 도입에 앞장섰던 현대제철이 제일먼저 유통에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할인 폭 차등적용으로 얼마나 수익을 더 올릴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거래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철근메이커의 판매가격 고시제는 올 1월부터 시장에 적용됐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관행을 바꾸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은 시장에 빠르게 안착되고 있다. 메이커의 강한 의지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들어 대형 유통점을 중심으로 철근 판매가격 70만원이 출현했다. 메이커 마감가격에 최대한 근접하려는 유통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유통향 정산 할인 폭 차등 적용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