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전망] 철근메이커 고철가격 조정 “명분 관행보다 팩트”

- 고철가격 반등 시그널에도 철근 유통가격 맥없이 추가 하락…”연말 변수요인 부상”
- 철근메이커, 고철가격 인상 통해 제품 생산량 유지할 것인가?...”팩트에 집중해야”

2019-11-20     스틸프라이스

철근메이커의 고철가격 인상이 임박했다. 국내고철이 수입고철에 비해 저평가되면서 물량 흐름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강사의 고철 구매가격 인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물량 흐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철업계는 빠르면 이번 주 특별구매 등을 통해 고철가격 인상이 실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철근메이커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철가격 인상이 수익악화로 직결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고철가격 인상 대신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철가격 반등 신호에도 철근 유통가격이 추가 하락했다. 철근메이커는 원료 상승 제품 하락이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연말이란 변수가 메이커의 계산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철근메이커가 어떤 묘수를 들고 나올지 지켜보게 됐다.
고철가격 바닥 시그널에도 철근 유통가격 맥없이 추가 하락

고철가격이 바닥에 도착했다는 신호는 고철뿐만 아니라 제품에서도 확인된다. 제품시장에서 원료가격 상승을 대비해 가수요가 발생하거나 가격 하락이 멈추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철근 유통시세는 맥없이 추가 하락했다. 고철가격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어느 때 보다 강하게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가격 추가 하락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번 주 철근 유통가격은 고장력 10mm기준 톤당 55~56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전주대비 톤당 1~1.5만원 추가 하락했다. 하반기에만 톤당 13만원의 폭락을 기록했다.

철근 유통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고철가격이 반등해도 제품가격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철근 수요 감소 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 시점에서 재고를 비축할 경우 내년 2~3월에나 판매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고철가격이 더 하락할지 반등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철근 유통업계는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해서 연말을 넘기겠다는 복안이다.

철근메이커 고철가격 조정의 키(key)는 “철근 출하”

연말이라는 변수가 명분 및 관행보다 우위에 있다. 이제부터 철근메이커의 관심은 ‘팩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팩트의 중심은 철근 출하이다.

철근메이커는 고철가격 상승으로 제품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고철가격 상승이 제품가격으로 전가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 동안의 관행대로 구매와 영업 활동을 영위할 경우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철근 출하량이 늘어날 수 있다면 고철가격 인상은 쉽게 결정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고철가격을 인상해 제품 생산량을 늘렸는데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최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고철은 ‘누른 만큼 튀어 오른다’는 특성이 있다. 가격 하락기에 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이전 가격으로 빠르게 회귀하려는 것이다. 제강사는 8번에 걸쳐 고철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1~2번의 인상으로 고철 물량 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움직임은 유통이나 메이커나 같은 입장이다. 연간 경영실적 마감을 앞두고 높은 재고는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근메이커는 제품 출하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오히려 감산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