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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자부심 ‘CEM’을 보내며
윤용선 기자 | 승인 2019.03.08

“고철로 철광석 보다 더 좋은 쇳물을 만들겠다”

고로사인 포스코 내부에서 역적(逆賊)의 목소리를 낸 곳은 광양제철소 미니밀 공장이다. 고로보다 작은 규모인 전기로에서 박슬래브(THIN SLAB)를 생산해 열연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니밀(Mini Mill)’로 부른다.

포스코는 1996년 10월 전기로에서 열연강판을 생산하기 위해 광양제철소에 미니밀 공장을 건설했다. 20년도 넘는 과거 얘기지만 당시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했던 포스코에서 전기로공장으로 지원한 엔지니어들의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유한한 자원인 철광석보다 무한 재생자원인 고철이 철강원료의 중심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에 미국 뉴코어사는 1989년 전기로 설비에서 열연 소재인 슬래브를 생산해 세계 최초로 실용화에 성공했다.

미니밀은 제조공정 방식에 따라 ISP(In-Line Strip Production)와 CSP(Compact Strip Production)로 구분된다. 포스코는 독일 MDH사가 박판용 연주의 기술혁신을 위해 개발한 ISP 방식을 채택했다. 130톤 전기로 2기를 가동했으며, 연산 18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당시 한보철강은 CSP 방식을 선택했다.

ISP 생산 공정은 2기의 연주기에서 박슬래브를 생산해 연속주조가 가능하다. 조압연기에서 23mm로 두께 조정을 마친 제품은 최종 압연을 위해 코일박스에 저장된다. 코일박스에는 10개의 코일을 보관할 수 있다. 하공정에서 고장이 발생해도 상공정의 가동은 유지할 수는 장점이 있다.

 

“미니밀에서 ‘하이밀’로…당신의 변신은 무죄”

포스코는 2009년 약 2300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합리화 공사를 진행한다. 미니밀에서 하이밀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연연속 프로세스(CEM, Compact Endless casting and rolling Mill)를 도입했다. 기존 미니밀의 경우 2기의 전기로(EAF)와 2기의 정련로(LF)- 2기의 연주(Casting)-코일박스(Coil Box)-압연(Finishing Mill)의 과정을 거쳤으나 연주기가 1기로 되고 버퍼역할과 보온 역할을 해주던 코일박스를 없앴다.

CEM 도입은 극박재 비중을 늘릴 경우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대신 종전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속(주조속도)을 분당 6.9m에서 8m로 높였다. 열연 생산은 0.8mm 박물재까지 생산 가능해 졌다.

더 이상 미니밀로 호칭하기 어려운 기술 혁신이었다. 하이밀로 명칭을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전기로에 이어 압연도 가동중단 결정…세계 최고 기술력은 포스코 곳곳에 남아”

△ 스틸프라이스 윤용선 국장

포스코가 해외 기술 판매에 나섰던 대표 설비가 포항 파이넥스와 광양 켐(CEM)이다. 그러나 양대 기술 축의 하나인 켐(CEM) 설비는 올 상반기까지 가동된다. 원가 부담으로 생산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이다.

하이밀 상공정 전기로는 2015년 폐쇄됐다. 이후 고로의 용선을 조달해 켐(CEM) 라인을 가동 박물재 생산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홀로 남은 하공정의 원가는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업계 일부에서 해외 기술 판매를 위해 켐(CEM) 라인은 원가와 상관없이 가동 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그러나 포스코는 전시용 설비가동 보다 실리를 선택했다. 1996년 첫 가동 이후 약 23년만에 포스코 하이밀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하이밀은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음을 전세계에 알린 ‘효자’ 설비이다. 단지 철광석 매장량이 생각보다 많았고 철광석 가격이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틀렸을 뿐이다. 설비도 인간처럼 시대를 잘 만났어야 한다는 아쉬움만 남는다.

포스코 하이밀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나 ‘고철로 철광석 보다 더 좋은 쇳물을 만들겠다’는 도전 정신은 포스코 곳곳에 남아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포스코 안에선 제2의 하이밀 탄생을 위한 도전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다.

윤용선 기자  yys@steelpri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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