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 포스코 사장이 얼마 전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과 만남을 가졌다. 동부제철은 전기로 매각 추진과 함께 채권단이 인천과 당진 공장 통합후 매각, 혹은 각 공장별 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두 기업 수장이 미팅을 하고 식사자리까지 나눴다는 것만으로도 ‘빅뉴스’감이다. 앞서 포스코 주요 임원들도 동부제철을 찾았었다.목적은 양사 관계를 개선하자는 차원이었다. 포스코는 9월부터 동부제철에 열연 소재를 당진 및 인천 공장에 총 5만 톤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1만 톤에도 미치지 않던 것이 무려 5배 이상 늘어났다.
S철강유통사가 이달 당좌거래정지에 이름을 올리며 부도 처리됐다. 올해로 40년 업력을 가진 회사다. ‘철강유통불패’라는 말이 있는 데다 철강 가격이 2년째 오르는 상황에서는 더 의아한 소식이었다.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로서는 참으로 뼈아픈 일이고 배신감도 크다. 거래 당사자들은 그렇다 해도 삼자들이 나서 ‘고의부도’ ‘잠적’ 이라는 낙인을 더 찍어댄다.부도 열흘이 넘어가면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 둘 전해졌다. 이 회사 대표는 부도 전 소규모 거래 업체의 물건, 결재를 챙겼다. 일부 주거래 기업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일도 찾았다.
글로벌 철강산업은 중국의 감산효과로 공급과잉의 늪에서 벗어났다. 철강 가격은 작년 초에 비해 50% 이상 폭등했고 수익성도 매우 높아졌다.이를 배경으로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승승장구했다.포스코는 2015년 말 16만6500원에 불과했던 것이 11일 종가기준 31만5500원으로 무려 89.5%나 올랐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78.3%, 세아제강은 73.6%의 상승를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5.9%에 그쳤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중국 사드보복 충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하지만 이 같은 호조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글로벌 철강업계가 작년과 올해 재기에 성공했다. 수년간의 적자 터널을 벗어나 대폭적인 이익 개선을 이뤘다. 가격 상승의 힘이다. 핵심 배경은 중국의 구조조정이다. 저급 철강재 생산설비가 퇴출됐고 수천만 톤의 노후 설비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수출량은 월 평균 1000만 톤에서 올해 1~8월 평균 600만 톤대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철강업계를 수렁으로 빠뜨렸던 공급과잉은 빠른 속도로 해소됐다. 여기에 높은 경제성장률과 일대일로 프로젝트 가동은 꺼져가던 철강수요를 일으켜 세웠다.‘차이나 턴(China turn)'의 효과는 작년과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에 넣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의지를 높이고 있다. 이와 비교해 요즘 동부제철 채권단 행보를 보면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동부제철 채권단이 당진공장 전기로 설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카베스틸(Kaveh Steel)을 선정했다. 헐값 매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번 소식은 사실 큰 관심이 없다.하지만 최근 채권단 발(發)로 나온 동부인천스틸과 동부제철 당진공장 통합 이후 매각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사실은 차원이 다르다. 채권단은 당초 경영 정상화보다 매각을 목적에 뒀다는 게 회사 및 업계의 전언
포스코 ‘롤(roll)잡이’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롤잡이’는 포스코에 매월 필요한 물량을 주문투입하는 판매점 담당자들을 말한다. 요즘 포스코 문 앞에는 주문을 넣으려는 이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얘기를 흔히 듣게 된다. 몇 백 톤을 받기 위해 한 시간 이상을 사정해야 할 정도란다.배경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7월부터 가격이 급등하고 이는 못해도 1,2개월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가 됐다. 이 때문에 실수요에 더해 가수요까지 붙었다. 포스코는 9월부터 열연 설비 수리를 진행하는데 일부 설비는 2달 가까이 장기간 이어진다.
최근 폭등세를 보이는 철강 가격은 언제든 하락 반전할 수 있다. WSD가 오는 10월 철강 및 원료 시장에서 2차 폭발이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열연 600달러, 철광석 80달러, 고철 400달러까지 단기 폭등을 기록할 것이란 긴급 보고서(7월17일자)를 발표한 것이다. 이는 2008년 1차 대폭발(열연 1100달러) 이후 가장 큰 폭등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철강분석 기관의 전망인 만큼 업계는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메이커들이 일제히 인상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
“이제 공급 과잉을 운운할 시기는 아니다”최근 철강업계 한 임원이 건넨 말이다.중국의 공급과잉은 세계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국가 간 무역분쟁을 초래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적자의 늪에 빠졌던 원인도 그 이면에 있다.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수입산에 대해 장벽을 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중국의 올해 수출량은 3년 만에 1억 톤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2015년 1억1200만 톤, 2016년 1억800만 톤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수출은 4099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
글로벌 위기는 최근 10년 동안 3차례나 세아제강을 덮쳤다.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세아제강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나 다름없었다. 올해는 미국 유정용강관(OTCG) 시장이 활황이어서 한숨을 돌릴 만하다. 하지만 비상시국이라는 점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그럼에도 이 회사에 대해 믿음이 있는 것은 위기 때마다 꺼낸 카드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3차례나 위기를 견뎠고 성과는 더 좋게 나타났다. 승부사로 각인되는 이유다. 첫 번째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당시만 해도 수출 비중은 4
동국제강 창업 2세대인 장상태 회장은 2000년 초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찾는다. 그룹을 이끌 전문경영인을 추전받기 위해서였다. 박 회장은 김종진 포스코 사장을 추전했고 장 회장은 그에게 수장을 맡겼다. "유능한 경영인이라면 장(張) 씨가 아니어도 좋다”라는 장 회장의 뜻이 잘 드러난 야사로 알려져 있다.2017년 7월 7일. 동국제강그룹 창립 63주년을 맞았다. 이 기업의 뿌리를 되짚어 봤다.창업주이자 1대 회장인 장경호 회장은 ‘철강보국((鐵鋼報國)’ 정신으로 1954년 동국제강을 창립했다. 철강으로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겠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이 있다. 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다스린다는 한자성어로 많이 알려져 있다.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포스코는 최근 이 같은 맥락에서 중국산 대응을 위한 특효처방을 내놨다. 중국산을 수입하고 있는 수입상에게 포스코 후판 공급을 추진한 것이다.대상은 포스코 판매점과 포스코대우가 거래하고 있는 수입상으로 삼았다. 거래방식은 포스코가 생산한 후판을 판매점과 포스코대우가 주문을 넣고 수입상에게 판매하는 형식이다. 강종은 중국산에 대응하는 SS400으로 한정했다. 포스코는 중국산 가격에 맞춰 할인한 가격에 공급을 해
동부제철이 대리점(스틸서비스센터)들과 일본을 다녀왔다. 가격은 급락하고 전망의 끝은 보이지 않고 업무는 산더미다. 실적 부진이 본격화 되고 있는 아수라장에서 동행을 했다.이번 출장은 선진화 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일본을 행선지로 택한 이유는 메이커-유통 간의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또 잃어버린 10년 등의 장기침체를 겪고 현재는 성숙화 혹은 최적화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그 과도기에 있다.이들의 동행은 대리점의 요청으로 시작됐다는 데 더 의미가 있다. 동부제철에는 중
동부제철이 1등인 사업 분야가 있다. 바로 석도강판 시장이다. 위상으로 따지자면 포스코 현대제철이 ‘투톱’인 자동차강판에 못지않다. 석도강판은 우리 생활에 아주 가까이 있는 음료 캔, 통조림을 비롯해 산업용 유류 캔 등의 소재로 널리 사용된다.최근 동부제철 출신의 고위직 인사와 저녁 자리를 했다. 철강업계가 당면한 문제들은 빼놓을 수 없는 화제였다. 그러던 차에 동부제철이 예전 전 세계 참치 캔 시장의 25%까지 차지했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흥미가 생겨 어떻게 가능했는지 여쭈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휘청거
철강사들이 받아든 올해 첫 성적표는 앞으로의 숙제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3D'로 통하는 동국제강 동부제철 동국산업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드라마틱하게 움직였다. 개별 실적 기준 동부제철은 작년 2분기 이익률을 무려 10.9%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8.5%로 최고점를 찍었다. 포스코(11.9%) 현대제철(9.7%)이 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두 회사의 이익률은 이후 계속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동부제철은 3.
포스코는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서 있지만 가격정책은 한참 뒤처져 있다. 기업 간 거래가격은 보안이 생명과 같이 여겨진다. 포스코도 그렇고 다른 기업 모두가 철저히 지키고 있다.하지만 가격 조정 전, 고객사에 가이드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인상 혹은 인하 동결 등의 방침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고객사들이 포스코 소재를 얼마나 구매할지 결정하고 생산 및 판매 계획을 짜임새 있게 수립할 수 있다. 유통의 경우 더 그렇다. 시장에는 포스코 의도와는 별도로 경쟁사 중국산 가격들이 섞여 시세
2010년 이전쯤으로 기억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컨설팅 기관에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에 막 뛰어들기 시작했던 시기였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았다. 사실상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철강 사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포스코에서도 창사 이래 가장 큰 긴장감이 흐르던 때이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와 컨설팅 업체는 현대제철의 조직문화를 비롯한 시장에서의 강점, 맨 파워(MAN POWER)는 어떤 지 등 다방면으로 내외부의 의견을 청취하고 철저한 분석을 했다.이 같은
권오준 회장이 온갖 구설수에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성공으로 평가받는 권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오인환 체제’에서의 차별화 된 카드는 무엇일까.권 회장은 1기 체제에서 본업 강화라는 핵심 카드를 내밀었다. 본업 강화의 골격인 솔루션마케팅은 임기 3년을 거치면서 포스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이미지화 됐다. 회장까지 직접 나서 고객사인 르노삼성 쌍용차가 만든 차를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월드프리미엄 제품은 포스코 이익률을 10% 이상 끌어올리면서 불황이라는 말을 민망하게 했다
자석을 들고 다녔던 ‘포스코맨’들을 아십니까.고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철 성분의 유무를 따지기 위해 호주머니에 자석을 넣고 다닌다. 얼마나 잘 분류를 해내는 지가 고철의 값어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포스코에도 자석을 신체 일부처럼 지닌 이들이 있었다. 벌써 20년이 넘는 과거, 신수요개발 업무를 맡았던 분들이다. 이제는 너무도 흔히 볼 수 있는 철로 된 전신주(전봇대)도 이들의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콘크리트 전신주를 찾기가 정말 어려워진 것 같다. 수요개발 업무를 맡았던 한 ‘포스코맨’의
“요즘 안 좋은 철강사 있습니까?”올해 철강 주가가 작년에 이어 크게 오르고 있다. 이미 올라버린 주가를 보며 입맛만 다시는 개인 투자자들도 주변에서 적잖게 볼 수 있다. 포스코의 올해 초 주가는 작년보다 60%나 급등했다. 현대제철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출이 쪼그라든 세아제강은 포스코 현대제철을 크게 앞선 80%를 웃돌았다. 구조조정으로 쇠락할 것만 같았던 동국제강은 업계 최고폭인 115%나 올랐다. 올해 1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가는 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의 명백한
요즘 포스코쪽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철강 사업은 이제 안정됐다는 자체 평가를 종종 듣게 된다. 권오준 회장이 2014년부터 3년간 추진한 철강 본업 강화의 결실을 맺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실제 권 회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연임을 얻어냈다. 또 철강 사업은 오인환 사장에게 넘겼다. 뼈대인 철강 사업은 후배들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올해부터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미션을 본인 어깨에 얹고 리튬 등 그룹 차원의 성장 기반을 닦겠다고 나섰다. 마치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라는 말을 떠올